210. 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 봇 아키텍처

⚠️ 이 문서는 기업 내 직원들이 매일 아침 출근해서 거래처 엑셀 파일을 열고, 사내 ERP 화면에 그 숫자들을 Ctrl+C, Ctrl+V로 복사해 넣는 단순 무식한 영혼 없는 클릭 노가다를 끝내기 위해, 사람의 손과 눈을 그대로 흉내 내어 윈도우 바탕화면에서 마우스 커서를 직접 움직이고 엑셀을 긁어가는 소프트웨어 로봇인 'RPA'와, 사람이 옆에서 버튼을 눌러야 돕는 비서 로봇(Attended) vs 새벽에 서버실에서 알아서 혼자 돌아가는 유령 로봇(Unattended)의 아키텍처 차이를 다룹니다.

핵심 인사이트 (3줄 요약)

  1. 본질: 기존 IT 시스템(API, DB 연동)을 뜯어고치지 않는다. 엄청나게 비싸고 구닥다리인 사내 시스템의 껍데기(UI/화면) 위에 눈에 보이지 않는 유령 직원을 한 명 띄워놓고 마우스 클릭질을 시키는 가장 빠르고 싸게 먹히는 BPR(업무 개선) 꼼수다.
  2. 가치: 야근을 유발하는 인간의 실수(오타)를 0%로 만들고, 인건비를 극적으로 줄인다. 특히 시스템 연동(API) 개발에 1년이 걸릴 일을, RPA 봇을 사서 스크립트를 짜면 단 1주일 만에 자동화해버리는 민첩성(Quick Win)이 폭발한다.
  3. 기술 체계: 직원의 PC에 깔려서 직원이 "시작" 버튼을 누르면 직원의 마우스를 뺏어 도와주는 **Attended Bot(사람과 협업)**과, 전산실 랙(서버)에 숨겨둔 가상 머신(VM)에서 스케줄러에 맞춰 매일 밤 12시에 사람 없이 묵묵히 1만 건의 엑셀을 돌리는 **Unattended Bot(완전 무인화)**으로 찢어진다.

Ⅰ. 왜 API를 안 뚫고 마우스(UI)를 클릭하게 냅두는가?

뒤로 뚫을 돈과 시간이 없다. 그냥 화면을 긁어라(Screen Scraping).

  1. 전통적 EAI(시스템 연동)의 한계:
    • 영업팀 엑셀 데이터 1,000건을 재무팀 구형 오라클 ERP에 꽂아 넣어야 한다.
    • 정석(EAI/API)대로 하려면, IT 부서에 "두 시스템 사이에 통신망 뚫고 배치 프로그램 개발해 주세요"라고 기안을 올려야 한다. IT 부서는 "1년 기다리시고요, 개발비 1억입니다"라고 답한다. 회사는 포기한다.
  2. RPA의 꼼수 (Non-invasive, 비침습적 접근):
    • RPA 봇(UiPath, Automation Anywhere 등)은 뒷단 DB를 찌르는 법이 없다.
    • 그냥 **'화면 껍데기(UI)'**를 눈(OCR, 이미지 인식)으로 본다.
    • 봇에게 지시한다. 1. 바탕화면 엑셀 더블클릭 -> 2. B열 복사 -> 3. 크롬 브라우저 띄워서 ERP 주소 치기 -> 4. '금액' 입력창에 마우스 갖다 대고 클릭 -> 5. 붙여넣기.
    • 이 스크립트를 짜는 데 고작 3일 걸린다. 기존 레거시 시스템의 코드나 DB를 단 1줄도 건드리지 않기(비침습적) 때문에 부서 간 허락을 맡을 필요도 없이 당장 내일부터 로봇이 엑셀을 쳐낸다.

📢 섹션 요약 비유: 방 안에 있는 짐을 옆방으로 옮겨야 합니다. 정석(API 연동)은 두 방 사이의 콘크리트 벽을 대형 드릴로 부수고(시스템 개조) 컨베이어 벨트를 까는 1억짜리 공사입니다. 빠르지만 비쌉니다. RPA는 벽을 부수지 않습니다. 그냥 '로봇 청소기(RPA 봇)' 하나 사 와서 문(UI 화면) 열고 들어가서 짐을 싣고 옆방 문으로 다시 걸어 나오게 시키는 100만 원짜리 꼼수입니다. 집(기존 시스템)을 전혀 망가뜨리지 않고 당장 오늘 밤부터 짐을 옮길 수 있는 현실적인 퀵 윈(Quick Win)입니다.


Ⅱ. Attended Bot (유인 봇) vs Unattended Bot (무인 봇)

로봇은 비서인가, 아니면 지하실의 노예인가.

  1. Attended Bot (사람과의 협업, RDA):

    • 로봇이 **'직원의 노트북(PC)'**에 직접 깔려 있다. 직원이 출근해서 PC를 켠다.
    • 직원이 엑셀로 이상한 데이터 10건을 솎아내는 '복잡한 인간의 판단(지능)' 작업을 끝낸다.
    • 직원이 바탕화면에 있는 RPA 버튼을 [딸깍] 누르고 커피를 타러 간다.
    • 로봇이 번쩍 깨어나 직원의 마우스를 빼앗아(화면 점유) 10건의 데이터를 ERP에 미친 듯이 0.1초 단위로 타이핑해 넣고 "완료" 알람을 울린다.
    • 특징: 사람의 '판단'이 중간중간 섞여야 하는 불규칙한 업무, 즉 프론트 오피스(콜센터 등)에서 직원의 귀찮은 손발을 도와주는 '아이언맨 수트(비서)' 역할이다.
  2. Unattended Bot (완전 무인 백그라운드 봇):

    • 로봇이 직원의 노트북이 아니라, 저 멀리 지하실 **'서버실의 가상머신(VM)'**에 갇혀 있다.
    • 화면이나 모니터도 안 켜져 있다. 사람의 개입(클릭)도 필요 없다.
    • 오케스트레이터(중앙 통제 서버)가 스케줄러를 돌린다. "매일 밤 12시에 국세청 사이트에 들어가서 어제 자 세금계산서 1만 건 다운받아서 우리 ERP에 다 꽂아 넣어라!"
    • 밤 12시가 되면 봇이 깨어나 스스로 크롬을 백그라운드로 띄우고 1만 건의 엑셀을 혼자서 묵묵히 다 치고 엑셀을 닫고 다시 잠든다.
    • 특징: 인간의 판단이 1도 필요 없는 무식하고 방대한 백오피스(재무, 정산) 노가다 업무를 24시간 내내 돌려버리는 **'완벽한 기계 노예'**다.

📢 섹션 요약 비유: Attended Bot은 골프장의 '캐디'입니다. 사장님(직원)이 필드의 바람과 지형을 쓱 보고 판단한 뒤 "7번 아이언 줘"라고 명령(트리거)하면, 캐디(로봇)가 즉시 가방에서 채를 꺼내 손에 딱 쥐여주며 잡일(타이핑)을 없애줍니다. 반면 Unattended Bot은 한밤중에 골프장에 뿌려둔 '무인 잔디 깎기 로봇'입니다. 사장님이 자고 있는 새벽 내내 스케줄러에 따라 혼자 불 꺼진 골프장을 돌아다니며 1만 평의 잔디(1만 건의 엑셀)를 묵묵히 다 깎아놓고 충전기로 돌아가는 소름 돋는 무인 기계입니다.


Ⅲ. RPA의 아킬레스건과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의 지배

화면(UI)을 긁는 자, 화면이 바뀌면 멸망하리라.

  1. UI 변경의 저주 (유지보수의 지옥):

    • RPA의 가장 치명적 단점은 '껍데기(화면)'를 보고 클릭한다는 점이다.
    • 봇이 [로그인] 버튼을 클릭하게 하려고 "화면 위에서부터 100픽셀, 왼쪽에서 50픽셀 지점을 클릭해라"라고 짜놨다 치자.
    • 다음 달 네이버가 디자인을 개편해서 로그인 버튼을 10픽셀 옆으로 치웠다.
    • 새벽에 Unattended 봇이 깨어나 원래 자리(허공)에 마우스 클릭을 1만 번 날리고, "클릭 안 됨" 에러를 뿜으며 장렬히 전사한다. 회사의 정산이 마비된다. (그래서 버튼의 물리적 위치가 아닌 HTML DOM의 id 태그 등을 멱살 잡아 찾는 방식을 쓰지만, 이마저도 사이트가 개편되면 결국 봇의 스크립트도 전면 뜯어고쳐야 하는 재앙이 터진다.)
  2. 중앙 사령부: 오케스트레이터 (Orchestrator):

    • 회사에 로봇이 1,000대 생겼다. 100대는 회계팀 노트북에, 50대는 서버실에 있다. 누가 터졌는지, 누가 해킹당했는지 관리가 안 된다(거버넌스 붕괴).
    • 이때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라는 거대한 대시보드 서버를 세운다.
    • "야 3번 봇, 너 로그인 화면 바뀌어서 뻗었네? 중지!"
    • "어? 오늘 밤에 세금계산서 엑셀이 10만 건이나 들어와서 1번 로봇 혼자 처리 못 하겠네? 야, 쉬고 있는 4번 5번 로봇 깨워서 3만 건씩 쪼개서 병렬로 돌려!(스케일 아웃 분배)"
    • 수천 대의 무뇌 로봇들을 1초 단위로 감시하고 엑셀 일감을 분배하며 에러가 나면 사장님께 이메일을 쏘는, RPA 생태계의 브레인이자 심장이다.

📢 섹션 요약 비유: RPA는 시각장애인 암살자입니다. 타겟(버튼)의 위치를 한 번 입력해 주면 눈을 감고도 정확히 찌르지만, 타겟이 의자를 10cm 옆으로 옮기면(UI 변경) 허공에 칼질을 하며 멘붕에 빠지는 치명적 한계가 있습니다. 오케스트레이터(Orchestrator)는 하늘에 떠서 1,000명의 맹인 암살자들을 지휘하는 '통제탑 드론'입니다. 암살자 1명이 허공에 칼질하면 즉시 작전 중지(에러 알림) 명령을 내리고, 표적이 너무 많으면 쉬고 있는 암살자 10명을 깨워 목표물을 분배(스케일링)해 주는 궁극의 군단 지휘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