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인사이트 (3줄 요약)
- 본질: IGP(Interior Gateway Protocol)는 하나의 닫힌 왕국(하나의 AS, 예: 삼성전자 사내망, SKT 내부망) 안에서, 수백 대의 라우터들이 똘똘 뭉쳐 그 왕국 내부의 모든 골목길과 지름길의 지도를 완벽하게 그려내는 "사내 전용" 동적 라우팅 프로토콜들의 총칭이다.
- 최우선 목표 (Speed & Convergence): 회사와 회사를 연결하는 BGP(외교)가 "누구랑 친하고 누구를 배척할지(정책)"를 중요하게 여긴다면, IGP는 사내에서 링크가 하나 끊어졌을 때 **"얼마나 빛의 속도로 우회로를 뚫어서 통신 단절을 막아낼 것인가(빠른 수렴 시간)"**에 올인한 전투형 프로토콜이다.
- 대표 선수들: 거리를 따지는 멍청한 RIP, 전 세계의 90%를 장악한 길 찾기 천재 OSPF, 시스코(Cisco) 장비들끼리만 통하는 숨겨진 무적의 챔피언 EIGRP가 대표적인 IGP의 삼대장이다.
Ⅰ. 개요 및 필요성 (Context & Neces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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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단일 자율 시스템(Autonomous System, AS) 내부의 라우터들끼리 네트워크 도달 가능성 및 라우팅 정보를 교환하기 위해 사용되는 프로토콜 계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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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성: 수만 명의 직원이 일하는 거대 기업 망에는 라우터와 스위치가 수백 대 깔려 있다. 케이블은 쥐가 파먹어서 툭하면 끊어지고, 공장 증설로 매주 새로운 라우터가 추가된다. 관리자가 수동(Static Routing)으로 모든 라우터에 들어가
ip route...를 쳐주다간 일주일도 못 가 사직서를 낼 것이다. "라우터 전원만 켜서 꽂아두면, 지들끼리 쑥덕쑥덕 대화를 나눠서 사내 모든 네트워크 지도를 완성하는 인공지능이 필요해!" -
💡 비유:
- IGP: 한 성곽(AS) 안에 사는 **"마을 주민들끼리의 동네방네 카톡방"**입니다. 뒷산에 나무가 쓰러져 길이 막히면 1초 만에 단톡방에 "뒷산 막힘! 개울가 길로 우회하셈!"이라고 소문이 쫙 퍼집니다. 속도가 생명입니다.
- EGP(BGP): 성곽 밖의 다른 나라 성주와 대화하는 **"공식 외교관"**입니다. 동네 뒷산 길이 막혔다는 자질구레한 소식은 알리지 않고, 오직 "우리 성곽에는 총 1만 명이 산다"라는 큰 덩어리의 정보만 엄숙하고 신중하게 전달합니다.
📢 섹션 요약 비유: IGP는 인체의 **"자율 신경계"**와 같습니다. 손가락이 바늘에 찔리면 뇌가 명령을 내리기 전에(관리자 수동 설정 없이) 반사적으로 손을 움츠리고 혈액을 응고시키듯, 망 내부의 끊어짐을 스스로 감지하고 즉각 우회로를 뚫어내는 생존 알고리즘입니다.
Ⅱ. IGP의 2대 알고리즘 계파 (Deep Dive)
IGP는 라우터가 동네 지도를 파악하는 철학(시야의 넓이)에 따라 크게 '디스턴스 벡터'와 '링크 스테이트' 두 파벌로 나뉜다.
1. Distance Vector (거리 벡터) 계열 - "남의 말을 믿는다"
라우터가 자기 눈으로 전체 지도를 보지 못한다. 오직 **자기 바로 옆에 연결된 이웃 라우터가 건네주는 "요약본 소문"**만 철석같이 믿고 자기 수첩(라우팅 테이블)을 고친다.
- RIP (Routing Information Protocol): 가장 오래되고 무식한 원조. 30초마다 자기가 아는 모든 길을 동네방네 스피커로 소리쳐서 남들에게 주입한다. 기준(Metric)은 오직 라우터 개수(Hop)뿐이라 고속도로 놔두고 흙길로 차를 몰아넣는 멍청함을 자랑한다. 현재는 거의 멸종했다.
- EIGRP (Enhanced IGRP): 시스코(Cisco)가 자기네 장비만 팔아먹으려고 만든 독자 규격. 멍청한 거리 벡터의 단점을 모두 뜯어고쳐, 대역폭과 지연율이라는 고도의 메트릭을 쓰고 변화가 있을 때만 부분적으로 소문을 퍼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수렴 속도는 1등이지만 타사(HP, Juniper) 장비와 호환이 안 되는 치명적 약점이 있다.
2. Link State (링크 상태) 계열 - "내가 직접 지도를 그린다"
소문을 믿지 않는다. 동네의 모든 라우터가 "내 포트는 몇 기가짜리고 어디에 꽂혀있어!"라는 자신의 상태 정보(LSA)를 복사해서 온 동네에 싹 다 뿌린다(Flooding). 모든 라우터는 이 정보의 조각들을 긁어모아 머릿속에 **동네 전체의 3D 입체 지도(토폴로지 DB)**를 똑같이 완성한다. 그런 다음 각자 다익스트라(Dijkstra) 수학 공식을 팽팽 돌려 자기가 목적지까지 갈 최단 경로 트리(SPF Tree)를 스스로 깎아낸다.
- OSPF (Open Shortest Path First): 업계 표준의 제왕이다. 전 세계 대부분의 대기업 사내망(IGP)은 99% OSPF로 돌아간다. 대역폭(Cost)을 기준으로 삼아 기가비트 시대에 찰떡이며, 지도를 구역별(Area)로 쪼개서 라우터의 뇌(CPU)가 터지지 않게 관리하는 천재성을 지녔다.
- IS-IS: OSPF와 쌍둥이 형제격인 링크 상태 프로토콜. 일반 기업보다는 SKT, KT 같은 거대 통신사의 백본망 내부(IGP)에서 주로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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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GP 두 계파의 지형 파악 방식 차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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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청한 RIP (거리 벡터) ] │
│ 라우터 B 왈: "야 A야! 나한테 짐 주면 내가 부산까지 3칸만에 감!" │
│ 라우터 A 왈: "오케이! B가 그렇다니까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B한테 던짐!"│
│ (단점: B가 거짓말을 하거나 루프가 생겨도 A는 앞이 안 보여서 모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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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똑똑한 OSPF (링크 상태) ] │
│ 라우터 B 왈: "내 1번 팔은 1Gbps고, 2번 팔은 100Mbps다!" │
│ 라우터 A 왈: "모든 놈들의 팔 상태를 다 수집했어. 내가 직접 지형도를 │
│ 다 그려보니 B한테 주는 게 진짜 제일 빠르네! 던지자!" │
│ (장점: 내 눈으로 지도를 다 보고 있으므로 절대 루프(사기)에 당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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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섹션 요약 비유: Distance Vector(RIP)가 친구가 불러주는 내비게이션 길 안내를 **"앞도 안 보고 맹목적으로 따라가며 운전하는 것"**이라면, Link State(OSPF)는 내가 직접 드론을 띄워 도시 전체의 교통 상황을 한눈에 조망한 뒤 **"내 머리로 직접 가장 빠른 골목길을 찾아 운전대"**를 꺾는 완벽한 자율 주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