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인사이트 (3줄 요약)
- 본질: 메트릭(Metric)은 동적 라우팅 프로토콜이 목적지까지 가는 여러 개의 길 중에서 **"어느 길이 가장 훌륭한 길(Best Path)인가?"를 수학적으로 평가하여 등수를 매기기 위한 전투력 점수(비용)**다.
- 낮을수록 승리: 메트릭 점수는 보통 거리나 비용을 나타내기 때문에, 숫자가 높을수록 구린 길이고 숫자가 낮을수록(작을수록) 1등으로 꼽혀 라우팅 테이블에 당당히 등재된다.
- 프로토콜별 채점 기준의 차이: RIP는 멍청하게 "라우터를 몇 개 거치는가(Hop Count)"만 보고, OSPF는 똑똑하게 "선로의 속도(Bandwidth)"를 보고, EIGRP는 "속도와 지연(Delay)"을 복합적으로 계산하는 등 라우팅 프로토콜마다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잣대(메트릭)가 완전히 다르다.
Ⅰ. 개요 및 필요성 (Context & Necess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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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념: 라우터가 특정 목적지 네트워크에 도달하기 위한 여러 경로 중, 최적 경로(Best Path)를 결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계산 값(비용, C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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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성: 서울에서 부산을 갈 때, A길은 톨게이트를 3번 통과해야 하지만 8차선 아우토반이다. B길은 톨게이트를 1번만 통과하면 되지만 1차선 진흙탕 국도다. 라우터가 A길과 B길 중 하나를 선택하려면 "톨게이트 개수"를 중요하게 여길지, "도로의 넓이"를 중요하게 여길지 점수를 매기는 평가 기준표가 필요했다. 이 점수표가 바로 메트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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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유: 내비게이션 앱에서 목적지를 검색하면 여러 추천 경로가 뜹니다.
- 경로 1: "최단 거리" (거리는 짧지만 골목길이라 늦게 도착함 -> RIP 방식)
- 경로 2: "최소 시간" (거리는 좀 돌아가지만 뻥 뚫린 고속도로라 빨리 도착함 -> OSPF 방식)
- 여기서 '거리'나 '시간'처럼 내비게이션이 길의 우열을 가릴 때 쓰는 **"점수 계산 공식"**이 바로 메트릭입니다.
📢 섹션 요약 비유: 메트릭은 오디션 프로그램의 **"심사 기준"**입니다. 심사위원(프로토콜)이 RIP냐 OSPF냐에 따라 외모(거리)를 볼지, 가창력(대역폭)을 볼지 기준이 다르지만, 어쨌든 1등 점수를 받은 사람 딱 한 명만 무대(라우팅 테이블)에 설 수 있습니다.
Ⅱ. 프로토콜별 메트릭 계산 잣대 (Deep Dive)
라우터가 목적지 망(예: 10.1.1.0/24)으로 가는 두 가지 길을 발견했다. 어떤 프로토콜을 쓰느냐에 따라 1등이 확연히 갈린다.
1. RIP (Routing Information Protocol)의 잣대: Hop Count
- 기준: 출발지부터 목적지까지 거쳐야 하는 "라우터(Hop)의 개수" 딱 하나만 본다.
- 계산법: 내 앞의 라우터 1개를 넘어가면 1점, 2개 넘어가면 2점이다.
- 치명적 약점: 100Mbps 선로로 라우터 5개를 거치는 길(5점)과, 10Mbps 구식 선로로 라우터 2개만 거치는 길(2점)이 있다면, RIP는 멍청하게 2점짜리 구식 선로가 1등이라고 판단하고 그쪽으로 패킷을 몰아넣어 인터넷을 거북이로 만든다.
2. OSPF (Open Shortest Path First)의 잣대: Cost (Bandwidth)
- 기준: 선로의 **대역폭(Bandwidth, 속도)**을 계산하여 넓은 고속도로일수록 점수를 확 낮춰준다.
- 계산법: $\text{Cost} = \frac{10^8}{\text{Bandwidth(bps)}}$
- 10Mbps 이더넷 = $10^8 / 10^7$ = Cost 10
- 100Mbps 패스트이더넷 = $10^8 / 10^8$ = Cost 1
- OSPF는 목적지까지 통과하는 모든 선로의 Cost를 덧셈하여, 가장 숫자가 작은(가장 넓은) 길을 1등으로 뽑는다.
3. EIGRP (시스코 전용)의 잣대: 복합 메트릭 (K 상수)
- 기준: OSPF처럼 대역폭 하나만 보는 게 아니라, Bandwidth(대역폭), Delay(지연), Load(부하), Reliability(신뢰도), MTU라는 5가지 요소를 짬뽕해서 계산한다. (실제로는 대역폭과 지연 2개만 주로 쓴다).
- 계산법: 엄청나게 복잡한 수학 공식(DUAL 알고리즘)을 돌려 천만 단위의 거대한 메트릭 점수를 뽑아낸다. 가장 똑똑하고 정밀하게 최단+최적의 길을 찾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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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P vs OSPF 메트릭 판단의 극단적 예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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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라우터 ] ──── (10Mbps 느린 국도) ────▶ [ 목적지 ] │
│ │ ▲ │
│ └── (1Gbps 고속도로) ──▶ [중간 라우터] ── (1Gbps) ──┘ │
│ │
│ * RIP의 선택: 윗길(직통)은 라우터 0개(1점), 아랫길은 라우터 1개(2점). │
│ "직통이 짱이지! 윗길로 가자!" ──▶ 통신 마비 됨. │
│ │
│ * OSPF의 선택: 윗길은 Cost 10, 아랫길은 Cost 1+1=2. │
│ "좀 돌아가도 빠른 게 짱이지! 아랫길로 가자!" ──▶ 쾌적함.│
└─────────────────────────────────────────────────────────────┘
4. 메트릭이 완벽하게 똑같다면? (ECMP 로드 밸런싱)
A길도 메트릭이 10점, B길도 메트릭이 10점(동점)이라면 라우터는 어떤 길을 선택할까? 라우터는 두 길을 모두 라우팅 테이블에 올려놓고, 패킷이 100개 들어오면 A길로 50개, B길로 50개씩 번갈아 쏘며 부하를 완벽하게 반으로 나누는 ECMP (Equal Cost Multi-Path) 스위칭이라는 환상적인 로드 밸런싱을 수행한다.
📢 섹션 요약 비유: 메트릭은 라우터가 길을 선택할 때 치르는 **"가성비 계산기"**입니다. 멍청한 계산기(RIP)는 무조건 거리가 짧은 게 가성비라 우기고, 똑똑한 계산기(OSPF)는 차가 안 막히는 게 가성비라 우기며 가장 싼(낮은 점수) 길만 채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