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인사이트
HDLC 기기들이 선으로 연결되었을 때, **"종국(노예)이 주국(왕)에게 언제, 어떻게 입을 열어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가?"를 결정하는 3가지 통신 예절(모드)**입니다.
얌전히 허락을 기다리는 NRM, 허락 없이도 급하면 말할 수 있는 ARM, 왕과 노예 없이 서로 맞먹으며 자유롭게 통신하는 ABM으로 진화합니다.
Ⅰ. NRM (정규 응답 모드, Normal Response Mode)
가장 보수적이고 답답한 통신 모드입니다. 주로 불균형 링크(1개의 주국 - N개의 종국) 환경에서 사용됩니다.
- 규칙: 종국(신하)은 말할 데이터가 입 밖까지 차올라도 절대 먼저 쏠 수 없습니다.
- 동작: 주국(대장)이 한 바퀴를 빙 돌며 "1번 종국아 보낼 거 있니? 2번 종국아 보낼 거 있니?(Polling)"라고 일일이 허락을 내려줄 때만 비로소 데이터를 모아서 응답 프레임으로 쏩니다.
- 장점/단점: 트래픽 충돌(Collision)이 0%로 완벽히 제어되지만, 주국이 바빠서 나를 안 부르면 하루 종일 굶어야 하는 치명적 속도 저하가 터집니다.
Ⅱ. ARM (비동기 응답 모드, Asynchronous Response Mode)
NRM의 답답함을 조금 풀어준 모드입니다. 역시 불균형 링크에서 쓰이지만, 종국에게 약간의 자율성을 줍니다.
- 규칙: 신하(종국)라도 위급하거나 보낼 데이터가 생기면, 주국의 허락(Polling)을 묻지 않고도 알아서(비동기적으로) 먼저 주국에게 데이터를 팡 쏴버릴 수 있습니다.
- 한계: 데이터를 먼저 보낼 권한(응답)은 얻었지만, 여전히 신분은 종국이므로 선로에 에러가 나거나 연결을 끊는 권한(통제 명령, Command)은 오직 주국만이 가지고 있습니다.
Ⅲ. ABM (비동기 균형 모드, Asynchronous Balanced Mode) ★현대의 지배자
왕과 신하의 계급장을 떼버리고, 오직 혼성국(Combined Station) 2대가 1:1로 물려있는 평등한(Balanced) 링크에서 사용하는 모드입니다.
- 규칙: 양쪽 모두가 주국이자 종국입니다.
- 동작: 허락을 구할 필요도 없고, 누구 눈치를 볼 필요도 없이 내가 원할 때 언제든지 맘대로 제어 명령(Command)을 날려 연결을 맺고 끊을 수 있으며, 언제든지 데이터(Response)를 쏠 수 있는 100% 프리스타일 모드입니다.
- 위상: 현대의 Point-to-Point(PPP) 프로토콜이나 이더넷의 기본 사상(서로 맞먹는 통신)이 바로 이 ABM 모드를 근간으로 채택하여 발전했습니다. 오늘날 통신 99%는 이 모드입니다.
📢 섹션 요약 비유: 데이터 전송 모드는 교실의 **'질문 예절'**입니다.
- NRM (정규 응답): 선생님(주국)이 "철수야, 1번 답 말해봐"라고 호명해야만 철수가 일어서서 대답할 수 있는 엄격한 수업 시간.
- ARM (비동기 응답): 선생님이 안 불러도, 급하면 철수가 자기 맘대로 손을 들고 "선생님, 화장실요!"라고 먼저 치고 나갈 수 있는 자율 학습 시간.
- ABM (비동기 균형): 선생님과 학생의 구분 자체가 아예 없고, 그냥 대학교 동아리방에서 동급생 두 명(혼성국)이 맘대로 서로에게 말을 걸고 대화를 끊는 100% 평등한 프리토킹(자유 대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