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인사이트
전파가 날아가다가 건물이나 산을 만났을 때, 전파의 '파장(주파수)'에 따라 그 장애물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다릅니다.
주파수가 낮은 전파는 뱀처럼 장애물을 부드럽게 타고 넘어가고(회절), 주파수가 높은 전파는 벽을 그대로 뚫고 지나가려 합니다(투과).


Ⅰ. 회절 (Diffraction) - "장애물을 넘어가는 힘"

소리(음파)를 예로 들면, 문을 닫아두어도 거실에서 떠드는 소리가 방문 틈이나 벽을 타고 내 방까지 들립니다. 파동이 장애물 모서리에서 휘어져 뒤쪽 그림자 영역까지 퍼져나가는 현상입니다.

  • 원리: 호수에 돌을 던져 파문이 일 때, 중간에 바위가 있어도 물결이 바위를 둥글게 감싸며 뒤쪽으로 이어지는 것과 같습니다.
  • 주파수와의 관계: 주파수가 낮을수록 (파장이 길수록) 회절이 극단적으로 잘 일어납니다.
  • 활용: AM 라디오(중파, 파장 수백 미터)는 에베레스트산이 가로막고 있어도 산을 부드럽게 감싸고 넘어가 산지 뒤쪽 마을에서도 방송이 아주 잘 들립니다. 반면 5G(밀리미터파, 파장 1cm)는 회절을 전혀 하지 못하고 건물 뒤편에 심각한 전파 음영 지역(Dead Zone)을 만듭니다.

Ⅱ. 투과율 (Penetration) - "벽을 뚫는 힘"

전파가 장애물(유리, 콘크리트 벽, 사람 몸)을 만났을 때 튕겨 나오지 않고 그 매질을 통과해 내부로 들어가는 성질입니다.

  • 주파수와의 관계: 일반적으로 주파수가 높을수록 직진성이 강해져 벽을 뚫으려는 투과력이 강해집니다. (엑스레이가 사람 뼈를 뚫는 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 투과 손실 (Penetration Loss): 벽을 뚫긴 뚫지만 공짜는 아닙니다. 두꺼운 콘크리트 벽을 한 번 투과할 때마다 전파는 엄청난 에너지를 잃습니다(감쇠). 투과율이 높다고 해서 수신율이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닙니다.

와이파이(Wi-Fi) 2.4GHz vs 5GHz의 비교

가정집에서 공유기를 쓸 때 이 두 현상의 차이를 극명하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 2.4GHz (회절 우수): 방문을 닫아도 거실 공유기 신호가 방 안까지 잘 들어옵니다. 파장이 길어 열린 방문 틈으로 전파가 휘어져(회절)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 5GHz (투과 우수, 회절 최악): 속도는 2배 빠르지만 거실에서 방으로 들어가면 신호가 1칸으로 뚝 떨어집니다. 회절을 못해서 콘크리트 벽을 무식하게 직진으로 투과하려다 에너지를 다 뺏겨버리기 때문입니다.

📢 섹션 요약 비유: 길을 걷다 거대한 담벼락을 만났습니다. 회절성(저주파)이 좋은 사람은 담벼락 끝을 찾아 옆으로 부드럽게 삥 둘러서(우회)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투과성(고주파)이 좋은 사람은 무식하게 해머로 벽을 때려 부수고 직선으로 통과하려 하지만, 벽을 뚫느라 체력(신호 세기)이 바닥나서 방 안에 쓰러져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