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인사이트 (3줄 요약)
- 컴퓨터 내부의 열은 단순히 CPU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라, 전기를 공급하고 변환하는 **파워서플라이(PSU) 내부의 코일과 트랜지스터, 메인보드의 전원부(VRM)**에서도 엄청나게 발생한다.
- 만약 파워 서플라이의 쿨링팬이 멈추거나 먼지로 꽉 막히면, 과전압(OVP)이나 과전류(OCP)가 없는 정상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열이 축적되어 내부 플라스틱과 납땜이 녹아내린다.
- 이를 막기 위해 파워 내부에 부착된 써미스터(Thermistor, 온도 센서)가 한계 온도(보통 $105^\circ C \sim 130^\circ C$)를 감지하면 **전기를 팍! 끊어버리는 안전 회로가 OTP(과열 보호)**다.
Ⅰ. 보이지 않는 불덩이: 전원부의 발열
우리는 흔히 CPU 온도만 신경 씁니다. 하지만 1,000W짜리 파워서플라이가 90% 효율을 낸다고 해도, 나머지 10%(100W)의 에너지는 파워서플라이 내부에서 순수하게 열로 뿜어져 나옵니다. 100W면 웬만한 전구 2~3개를 켤 정도의 뜨거운 열기입니다. 이 열을 식히기 위해 파워 안에는 항상 커다란 120mm 팬이 돌고 있습니다.
위기 상황: 어느 날 파워 안에 먼지가 가득 껴서 쿨링팬이 끼기기긱 소리를 내며 멈췄습니다. 전류(A)나 전압(V)은 정상 범위이므로 앞서 배운 OCP나 OVP는 작동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팬이 멈췄기 때문에 파워 내부의 알루미늄 방열판 온도는 80도, 100도, 150도를 향해 미친 듯이 올라갑니다.
📢 섹션 요약 비유: 엔진(CPU)은 멀쩡한데, 기름을 넣어주는 펌프 기계(파워서플라이) 자체가 마찰열 때문에 불타오르고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입니다.
Ⅱ. OTP의 작동: 화재 전의 블랙아웃
이 열 폭주를 감지하기 위해, 고급 파워서플라이나 메인보드 전원부(VRM)의 가장 뜨거운 부품(주로 1차측/2차측 방열판) 바로 옆에는 **써미스터(Thermistor)**라는 작고 동그란 온도 센서가 껌딱지처럼 붙어있습니다.
- 저항의 변화: 써미스터는 온도가 올라갈수록 저항값이 급격하게 변하는 소자입니다.
- 임계점 도달: 온도가 설계된 한계선(예: $110^\circ C$)을 돌파하면, 써미스터를 통과하던 전류 값이 확 바뀝니다.
- 보호 회로(IC) 개입: 보호 칩(Supervisor IC)이 이 신호를 감지하고, 파워서플라이의 심장인 스위칭 트랜지스터에 들어가는 신호를 즉각적으로 끊어버립니다.
- 전원 차단: 릴레이가 "탁!"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 시스템 전원이 완전히 꺼집니다. 화재를 면했습니다.
온도에 따른 파워의 대응 (ASCII)
온도 ($^\circ C$)
130 │ 🔥 (플라스틱 피복이 녹고 불이 붙음 - OVP 없는 싸구려 뻥파워의 최후)
120 │ ↗
110 │ ──────┼─── [ OTP 발동! ] ──▶ 즉시 전원 차단 (0.1초 컷)
100 │ ↗
60 │ ───● (정상 작동)
────┴─────────────────────────────────────── 시간
팬 고장 발생
📢 섹션 요약 비유: 보일러(파워) 온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 보일러 배관에 붙어있던 온도계(써미스터)가 비명을 지르고 보일러 메인 가스 밸브를 강제로 잠가서 폭발을 막는 원리입니다.
Ⅲ. 쿨링팬의 무소음 제어 (Zero RPM 모드)
OTP가 있기 때문에 최근의 고급 파워서플라이들은 과감한 기술을 씁니다. 바로 제로 팬 (Zero RPM) 기능입니다. 웹서핑을 할 때는 파워 사용량이 적어 열이 40도밖에 안 나므로, 아예 파워의 쿨링팬을 끄고 무소음으로 동작하게 만듭니다. 그러다 게임을 켜서 온도가 60도를 넘으면 그제야 팬을 휙 돌립니다. 만약 팬이 돌았는데도 110도를 넘으면 OTP가 발동해 파워를 끕니다. 강력한 하드웨어 안전망(OTP)이 있기에 가능한 소음 제어의 여유입니다.